[박해영 산부인과 칼럼] 노련한 의사가 필요한 이유... 폐경 전에 아랫배에 혹이 생길 때

재경일보

  • 기사입력 2016.11.15 18:18:01 EST
박해영

폐경 전 젊은 나이에 아랫배에 생기는 여러 가지 혹이 있습니다. 그 중에 특히 임신 때 생기는 뜻밖의 혹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가장 흔한 혹은 theca lutein cyst라는 물혹인데, 임신홀몬이 높은 양으로 나오는 쌍둥이 임신이나 포상기태같은 병이 생길 때 주로 생기는데, 보통 임신에도 발견됩니다. 간단한 혹이고 지켜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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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잘 알지 못하고 임신을 포기하고 수술을 하라는 의사들에게서 환자가 second opinion을 듣기 위해 오는데, 일단은 모양새가 간단한 물혹이고 또 난소종양표지자 CA125검사가 괜찮으면 지켜보면 됩니다. 일단 혹이 생기면 겁이 나고 암이 두려워서 수술을 강요당하면 그냥 수술을 할 수 있는 데, 잘 가려서 꼭 해야 하는 경우에는 하면 좋지만, 주로는 지켜보는 경우에 임신홀몬 수치가 내려가면 저절로 줄어듭니다.

다른 이유로 임신 때에 생기는 혹으로 자궁외 임신이 있습니다. 소변검사로 분명히 임신반응 양성으로 나왔는데, 자궁 안에는 별로 보이는 것이 없을 경우에는 일단은 자궁외 임신을 의심해야 합니다. 애기가 제대로 성장하지 않고 자궁내막에 둥그런 물혹처럼 생기거나, 조금 아기의 형상이 보이지만 심장박동이 없는 경우에는 계류유산 missed abortion을 의심해야 합니다. 임신을 하기 위하여 정자와 난자가 나팔관에서 만나서, 3일에서 5일 사이에 자궁안 내막으로 들어오는데, 이 과정에서 나팔관 어디에서 걸려서, 더 이상 들어오지 못하고, 거기서 계속 자라면 흡사 난소의 혹처럼 초음파상 보일 수 있습니다.

요즈음은 초음파가 많이 발달하여서 난소물혹과 자궁외임신을 분간하기가 하지만, 아주 초기에는 분간이 안 되는 수가 있습니다. 임신검사가 양성이고 자궁안에 애기가 안 보이면, 일단은 자궁외임신을 염두에 두어야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커지면서 나팔관이 터지고, 갑자기 내출혈이 심해지면 생명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궁외 임신이 확인되면 일단 emergency로 간주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복강경으로 빨리 수술을 함으로써, 터져서 개복수술을 해야 하는 불상사를 막아야 합니다.

난소의 혹들은 암이 아닌 경우에는 그냥 지켜 보기도 하고, 약으로 줄이기도 하지만, 혹이 자궁외 임신이면, 일이 상당히 급해집니다. 왜냐하면 방치해뒀다가 갑자기 터져서 내출혈을 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련한 의사들은 환자가 임신이라고 하면, 주로 어떤 경우에 자궁외임신이 생기는 지 미리 생각을 합니다. 결국 나팔관이 무슨 이유든 손상된 경우에 이런 일이 생기는데, 나팔관이 손상되었다가 아물면서 막히는 이유로는 골반염, 수술 후에 생기는 유착증, 자궁내막증으로 생기는 유착증, 그리고 해부학적 변화나 혹이나 기형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의 병력을 잘 알고 있으면 진단과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의사가 두루두루 생각해서 어떤 사람이 어떤 병이 생기는지 미리 확률을 생각할 수 있으면 큰 병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노련한 의사를 찾아서 쓸데없는 수술은 하지 말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빨리해서, 병이 커지고 큰 사고를 당하고 몸이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박해영 산부인과 원장 박해영(Peter H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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